달(Moon)은 누구의 소유인가?
달은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분 모르게 팔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 아이린 양도 달의 일부(1에이커)를 이미 보유하고 있죠.
< ??? >
무슨 얘기냐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달을 판다니? 산다니?
아이린이 왜? 어째서?
그러나 위 사실은 진짜입니다.
<아이린의 팬들이 선물한 달 부동산 증서>
달 소유권 문제는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은 우주 개발,
특히 초창기에는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 탐사와 달 착륙으로 엄청난 경쟁을 했었습니다.
무기로 진짜 전쟁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니
우월한 과학기술로 대리전을 한 것이죠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후 복구도 제대로 못하고
세계 최극빈국 중 하나였던 시절에
미소 양국은 벌써 눈길을 지구밖으로 돌리고 있었던 것이죠
달 탐사계획은 1960년대 절정을 이루었는데,
소련의 첫 인공위성 발사와 1961년 유인우주선 발사로 자존심을 구긴 미국은
1960년대 안에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고 선언합니다. (그 유명한 존.F.케네디 대통령의 연설)
< 어려우면 안 하는게 맞다, 존. F. 케네디 연설 >
그때부터 시작된 미국의 아폴로 계획(달 착륙계획)에는
총12년간 지금 가치로 2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과연 달은 누가 차지했을까요??
미국? 소련?
둘 다 아닙니다.
그렇다면 달의 부동산은 누가 팔고 있으며,
누가 사고 있는 것일까요?
달의 땅을 팔고 있는 사람은,
데니스 호프라는 미국인입니다.
<데니스 호프, 이미지 출처 루나 엠버시 홈페이지>
1980년 데니스 호프는 달의 소유를 주장합니다
장난일까요?
아닙니다.
데니스 호프는 샌프란시스코 주 정부 기관에서 부동산 소유 승인까지 받아냅니다.
데니스 호프는 같은 방법으로
지구와 태양을 제외한,
태양계 나머지 행성들의 소유권도 가지고 있습니다
< 태양계 행성들, 저 중에 태양,지구 빼고는 전부 데니스 호프꺼다 >
이 때부터 달을 비롯한 행성들의 땅을 팔기 시작합니다.
저걸 도대체 어느 미친 넘이 사냐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미친 넘들의 숫자는 지금까지 무려
전세계에 600만명이 넘습니다ㅋ
앞서 언급한 아이린씨도 팬들에게 1에이커(약 1200평) 의 달 부동산을 선물 받았고,
헐리우드 탑스타들 같은 유명인들을 비롯해
심지어 미국 전 대통령인 부시도 달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합니다
지금까지 팔아먹은 총 수익은 무려 우리 돈으로 140억!
봉이 김선달 보다 클라스가 더 윗줄입니다.
슬슬 진짠가.. 싶은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한 가지 일화를 더 소개하자면,
데니스 호프의 행성 소유권 문제로 재판이 열렸는데
샌프란시스코 지방 법원은
데니스 호프의 손을 들어줍니다.
말 안 된다 싶으시겠지만
그 근거가 무엇이냐 하니, 그것은 무려 UN 협정이었습니다.
1967년 UN에서 합의한 '외기권 우주 조약' 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해당 조약의 제 2조와 6조, 7조에 따르면,
-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에 대하여, 모든 국가는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 우주활동을 하는 정부기관/비정부기관이든 관계 없이 자국에 의해 행해지는 활동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가 책임을 진다.
위의 조약을 보면,
언뜻 ‘에이 소유권 주장 안되네 사기네’ 하실 겁니다.
그러나 데니스 호프는 저 조약의 약점을 캐치해냅니다.
국가나 단체들에 대한 소유권은 부정하고 있으나,
개인에 대한 내용은 별도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데니스 호프는 지금까지도 달과 행성들의 땅을 거침없이 팔아 치우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루나엠버시 코리아 웹싸이트를 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사는 사람들이 꽤 되나 봅니다.
그렇다면 이대로 인류는 데니스 호프와, 부동산 문서를 가진 사람들에게
지구와 태양을 제외한 우리 태양계 8개 행성을 넘겨줘야 하는 것일까요?
< 늦지 않았습니다. Buy Now! , 출처 : 루나엠버시 코리아 홈페이지 >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행성들을 소유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하실텐데요,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데니스 호프의 달 소유권 주장이
UN 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법률적으로
데니스 호프의 달 소유권 주장을 무시할 근거가 없다는 해석을 내린 것입니다.
감히 달 같은 천체의 소유권을 샌프란시스코 법정이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진정한 달의 소유자는 누구일까요?
달과 천체들의 주인은 진정 그 누구도 될 수 없는 것일까요?
외기권 우주조약(1967)에 서명한 나라는 지금까지 100여개국 입니다.
우주 개발에 적극적인 나라들의 대부분이 서명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서명을 했습니다.
즉, 우주의 소유권을 몇 몇 나라로 국한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1979년,
UN에서 달과 기타 천체에 대한 국가 활동에 관한 조약 협정이 시도되는데,
이 협정은 놀랍게도 실패로 돌아갑니다.
우주개발의 선두에 선 미국과 소련, 중국, 일본,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
(주요국 중 프랑스, 네덜란드는 제외)와
놀랍게도 우리나라 또한 가입하지 않습니다. -0-
둘의 차이가 무엇이냐?
1967년의 우주조약은
우주법의 기본 대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 평화적인 우주 이용
- 각 천체에 대한 국가 점령 금지,
- 무기에 의한 우주파괴 금지 등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반면, 달의 자원 개발이나 상업적 이용 등에 대해서는
- 모든 국가에 이익을 주기 위해 이루어져야 한다’
- 우주는 모든 국가가 탐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유로워야 한다
라고 언급해 놓아서 애매모호한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 유니콘 건담의 핵심 키워드 라플라스의 궤 (바나지~!) >
반면, 1979년의 달 조약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원칙 이외에,
- 달의 천연 자원 개발을 관리하기 위한 국제 협력 체계 법률 제정
- 개발로 인한 달의 환경 파괴 금지
그리고,
- ‘달의 천연 자원에서 파생된 이익을 모든 당사국이 공평하게 공유’
입니다.
바로 눈치채셨겠지만,
마지막 조항이 우주 강국, 선진국들의 가입을 막은 것입니다.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넘사벽 미국을 필두로 한 우주 강국들은
우주 탐사/ 개발의 기술을 점점 높여 나갔고,
미국에서는 이제 민간기업에서도 우주 수송 로켓을 만들 수 있는 경지에 올랐습니다.
과거에는 너무 먼 당신이었던 달이,
현재에는 심하게 멀긴 하지만 마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 되었고,
(물론 미국 등 몇 우주 강국에 한해서)
머지않은 미래에는 장거리 여행 정도의 수준이 될 것입니다.
견물생심이라고,
이제 점점 가까워지니 뭔가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야기.
2020년 4월 6일, 드디어 올 것이 오게 됩니다.
미국의 현직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 채굴 지원’ 행정명령에 서명을 합니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대해,
달을 비롯한 우주 자원을 자유롭게 채굴할 수 있게 돕겠다는 행정명령입니다.
아주 대놓고 아래와 같이 선언 합니다.
“우주 공간은 법률적이나 물리적으로 인간 활동의 영역이며,
미국은 우주를 세계 공동 자산으로 보지 않는다”
< 현 미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 >
그냥 깃발 꽂고 빨아먹겠다는 문서에 미국 대통령이 싸인 한 겁니다.
비록 우주 조약에 의해 미국 ‘영토’로 편입 시킬 수는 없지만,
달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원의 상업적 이용에 대해서는
문제될 것이 없단 입장입니다.
달은 산소도 없고, 온통 크레이터 뿐인 황폐한 천체이지만
달에는 헬륨3나, 희토류 같은 지구에서는 찾기 힘든
고가의 자원이 넘쳐납니다.
지상에서도 단연 1위이지만, (군사,경제,영향력 모두)
우주에서도 탈 인류급인 미국이 저렇게 나선 이상
미래 우주 자원 전쟁은 이미 시작 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럼 왜 다른 나라에서 반대를 하지 않는가?
애초에 미국이 저렇게 나오는데 태클 걸 나라도 없고,
태클을 걸 수 있을 만큼의 선진강국들은 오히려,
공동 투자, 공동 참여 등의 방법으로 기회를 보고 있으며,
그것도 안되면 미국보다 좀 늦더라도 직접 가서 캐올 수 있으니까...
진짜 문제는 우리나라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는 것
미국 주도의 대형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 루나 게이트웨이 계획 등)에서도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보입니다 ㅠㅠ
(독자적인 달 궤도 탐사선은 2022년 스페이스 X 의 팰컨9으로 발사 예정)
각설하고,
그렇다면 이대로 우주의 모든 자원들은 미국을 비롯한 우주강국에게 넘겨줘야 하는 것인가?
대답은 지금 추세로라면 거의 ‘기정사실’ 입니다.
새로운 개척지, 그것도 엄청난 가치가 있는 그것을 대하는
인류 역사는 언제나 약육강식의 강자우선 논리였습니다.
< 누구든 하마를 건드리면 ㅈ되는 것이다 >
그렇다면 넘겨주지 않을 좋은 방법은 진정 없는 것일까요?
최근 흥미로운 제안이 2020년 8월 18일 ‘Moon Village Association’ 공개 포럼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이 포럼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의 반대입장에서 추진된 포럼입니다.
핵심 내용은 아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달 법인을 만들자”
법인이라니?
말 그대로 달에게 법률적 독립체로서의 인격을 부여하자,
쉽게 이야기해서 달을 하나의 독립된 개인이나
크게는 기업/국가로 하고 공동으로 관리하자는 뜻입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뉴질랜드의 ‘왕가누이’ 강의 사례에서 차용해온 것입니다.
(해당 포럼 영상을 보면, 강이나 산 등의 자연물을 법인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의외로 있습니다.
풀영상은 맨 아래에 별도 첨부하겠습니다.)
뉴질랜드 의회는 2017년 원주민 마오리족이 신성시하는 북섬의
왕가누이 강에 인간과 동등한 법적 권리와 책임을 주는 법안을 통과 시켰습니다.
이 의미는 가볍지 않아서,
누군가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왕가누이 강에 해가 되는 행위를 할 경우,
인간의 사례와 동등하게 처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왕가누이 강은 마오리 족이 임명한 대표자 1명과, 정부가 임명한 대리인 1명이
신탁 관리자가 되어 강의 권익을 대변하게 됩니다.
<왕가누이 너란 녀석... , 뉴질랜드 왕가누이 강>
비록 포럼에서는 구체적인 법인의 역할이나, 구성원 등의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왕가누이 강의 사례를 가져와 보면,
UN공동의 관리인(법인 대표)이 달의 땅과, 자원을 관리하며,
자원을 캘 때는 반드시 법인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희토류를 달에서 캐오고 싶다고 한다면,
달 희토류 광산 채굴권을 달 법인에게 구입하는 것입니다.
(현재 세계 광산 채굴과 비슷한 형태)
가격은 뭐